삼성물산에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펼친 행동주의펀드들은 18일(현지시간) *삼성물산의 무한한 잠재력을 믿기 때문에 장기 보유자로 남고자 한다*고 밝혔다. 비록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는 과반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으나 향후에도 주주권 행사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계 자산운용사 시티 오브 런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CLIM), 미국계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는 이날 언론에 주총 결과에 대한 입장을 내고 *기관투자자, 연기금,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등 다양한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는 삼성물산이 더 이상 소수의 이익을 위해 운영될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이번 캠페인은 삼성물산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한국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고 글로벌 모범 사례에 부합하는 주주 친화적 조치를 시행할 기회가 있다는 점을 조명했다*며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국내 규제 당국이 이러한 방향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짚었다.
이어 *정책 입안자들이 한국 기업들이 시장에서 적절한 가치를 평가받아야 할 필요성과 투자자들이 이러한 성장에 따른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한국에서도 분명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CLIM과 화이트박스는 이미 장기 주주로서 수년간 삼성물산과 소통해 왔으며, 향후에도 삼성물산의 장기 주주로 남겠다는 의사를 피력하며 *올해 주총 결과는 소액주주의 이익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 그룹은 삼성물산 이사회와 협력해 삼성물산의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CIM과 화이트박스, 한국의 안다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 5곳은 주주제안으로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 4천500원 등을 요구하는 안을 제출했으나 지난 1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과반이 넘는 주주들의 지지를 얻지는 못해 부결됐다.
보통주 1주당 2천550원을 배당하는 이사회 안이 77% 찬성을 얻어 채택됐으며, 5개 행동주의 펀드들의 배당 확대안은 23%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