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을 타고 20, 30년 후 내가 사는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아마 미소가 지어지기 보다는 가슴이 답답해지는 사람이 더러 있을 것이다.
열심히 살지만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 대기도 빡빡한 현실에 앞은 보이지 않고 부채만 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후대비는 뒷전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넋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젊은 지금도 힘든데 늙고 병들기 쉬운 노후는 얼마나 더 힘들고 어려울까? 상상해 보라.
필자는 이 문제의 특효약은 노후대비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 이라고 생각한다. 노후대비는 '천천히'가 아닌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 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말이다.
선진국은 재테크의 목적 중 1위가 노후 대비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녀교육 또는 주택구입이 우선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어떤 것을 먼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까?
눈덩이처럼 늘어만 가고 있는 사교육비를 감당하기 위해 대기업 부장 부인이 파출부를 해야 하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기까지 하다.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고 질 좋은 교육을 시키고 싶은 것은 부모로서 당연한 생각이지만 오늘날 일부 빗나간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은 위험 수위를 넘은 것 같다.
공교육 부실로 기인한 학부모의 불신은 좋은 학원과 비싼 과외를 시키는 것이 무조건 좋다는 부모들의 경쟁적 자식사랑을 낳았고 이를 이용하는 일부 상업화 세력과 맞물려 사교육비에 거품을 몰고 왔다. 이는 심각한 가계부채의 주범이 되어 우리의 숨통을 죄고 있는 것이다. 자녀교육을 위한 교육비 지출인지, 체면세우기와 자기과시를 위한 교육비 지출인지 모호할 때가 많다.
내 아이 좀더 좋은 학원에 보내고 좀더 나은 교육시켜서 훌륭한 직장에 다니는 아이로 만들어 놓았다고 치자. 그 다음은 생각해 보았는가? 내 자식 잘 키우기는 했는데 정작 나는 노후준비를 하지 않아 자식에게 손 벌리고 짐이 된다면 어떻겠는가? 자식을 위해 모든 걸 줘야 한다는 말도 이해는 가지만 그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노후는 내 자식이 어떻게 해 주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는 위험한 생각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섭섭해도 어쩔 수 없다. 앞으로의 사회는 자녀가 부모의 노후를 편하게 모셔줄 수 있을 정도로 여력을 허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시라도 젊을 때 최소한 노후에 쓸 용돈 정도라도 미리 준비하려는 '발상의 전환' 이 필요하다.
또한 주택마련에 자금을 올인 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두 가지 선택권이 있다. 하나는 나이든 노후에 '돈은 없고 집만 있는 경우' 와 '집은 없지만 돈이 많은 경우'.
여러분은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나이가 들면 집만 있는 경우 보다는 현금이 많은 경우가 좋을 것이다.
집값은 언제 올라갈지 떨어질지 모르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장기적 상승보다는 하락할 가능성이 많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므로 주택마련으로 자금을 올 인하는 것은 바람 직 하지 않다. 그렇다고 주택마련을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 다만 주택마련에 너무 편중해서 노후대비를 소홀히 하지 말자는 취지이다.
'노후는 도적처럼 온다' 고 했다. 소리 소문 없이 쥐도 새도 모르게 온다는 말이다. 아직 몇 십 년 후의 일이니 느긋하게 준비해도 된다는 생각으로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는 악순환을 거치게 되며 결국 노후에 비참해 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항상 가져야 한다.
어려운 시기이다. 하지만 부정적 생각보다는 긍정적 발상으로 전환하자. 스스로 몸값을 올리도록 꾸준히 자기계발에 박차를 가하자. 그리고 효율적으로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여 아끼고 모으자. 또한 모인 돈의 일부는 반드시 노후대비용 주머니를 따로 차고 굴려서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그렇게 모은 돈은 20년, 30년 후에 반드시 효자 노릇을 해 줄 것이다.
과거와 같은 생각과 행동은 똑 같은 결과만 답습할 뿐이다. 지금부터 라도 노후를 우선적으로 준비하는 '발상의 전환' 이 언젠가 찾아올 도적들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줄 '특효약' 임을 직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