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펀드가 손실이 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문제는 자신의 투자성향이 어떤지, 목표수익률과 손실위험구간은 어느 정도 잡아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점이다. 마치 우리가 어렸을 때 자신의 적성이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과 같다.
원금을 중시해 예금만 하자니 수익률이 너무 낮고, 높은 수익을 바라며 펀드에 투자하자니 손실이 날까 두렵다. 도대체 어느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할 지 정확한 판단이 서지를 않는다. 이런 고민을 한다면 2008년부터는 펀드도 다양하게 분산하여 투자해 보라.
그런데 어떻게 분산투자해야 하는지가 또 고민이다.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일단 국내펀드와 해외펀드를 6:4로 나누어 투자하자. 국내펀드는 안정형펀드(20%), 안정성장형펀드(20%), 성장형펀드(20%)에 나누어 투자하고, 해외펀드는 신흥시장펀드(20%), 글로벌펀드(20%)로 나누어 투자해 보자. 처음 시작할 때는 각 펀드의 투자비율을 똑같이 하여 각각 20%씩 투자하는 것이 좋다. 향후 자신의 상황과 시장의 변화에 따라 투자비중을 조절하면 된다.
국내펀드 중 안정형펀드는 주식에 40% 이하 투자되는 펀드로 주가가 크게 떨어져도 큰 손실이 없다. 안정성장형펀드는 주식에 41%~70% 투자되는 펀드로 안정형펀드보다는 위험하나 주식시장이 좋을 때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 성장형펀드는 주식에 71% 이상 투자되는 펀드로 위험이 가장 크지만 주식시장이 활황이면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다. 해외펀드 중 신흥시장펀드는 중국, 인도, 남미 등 이머징마켓에 투자되는 펀드로 위험이 큰 반면 수익도 크고, 글로벌펀드는 전 세계에 골고루 투자되는 펀드로 신흥시장펀드에 비해 안정적이다.
이렇게 분산투자해 놓으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위험이 적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손실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한 펀드에 몰빵하는 것보다는 훨씬 위험이 적다. 한마디로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 는 투자격언과 일맥상통한다.
둘째, 펀드의 특성에 따라 나누었기 때문에 한번 이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놓으면 1~2년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국내펀드의 실적이 나쁘면 해외펀드에서 보완해 줄 것이고 해외펀드의 실적이 나쁘면 국내펀드에서 보완해 줄 것이다. 그리하면 하루하루의 수익률에 민감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은 자신의 본업에 충실하면 된다.
셋째, 자신에게 맞는 펀드를 찾게 된다. 여러 펀드에 나누어 1~2년 투자하다보면 자신의 목표수익률과 손절매구간을 설정하는데 잘 맞을 것 같은 펀드를 찾을 수 있게 된다. 그래도 자신에게 맞는 펀드를 찾지 못할 때는 계속해서 서로 성격이 다른 펀드를 똑같은 비율로 분산투자하면 된다. 이러한 투자를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의 투자성향이나 목적에 맞는 펀드를 발견하게 된다. 그때부터는 자신에게 맞는 펀드의 비중을 늘려 가면 된다.
주의할 것은 자신에게 맞는 펀드를 찾았다고 하여 그 펀드에만 몰빵하지 말아야 한다. 펀드는 언제든지 손실이 가능한 투자형 상품이기 때문이다. 펀드투자는 먼 후일을 위한 시간여행과 같다.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너무 조급할 필요도 없고 손실이 난다고 불안해 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시간이 나는 대로 투자공부를 병행해야 한다. 펀드투자에서도 아는 것이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