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중계방송을 시청하고 있으면 야구는 이승엽이 아니라 해설자가 더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승엽이 홈런을 치면 "이승엽 선수, 요즘 운동량도 많고 컨디션도 좋은 것이 오늘 홈런 칠 것 같더라고요. 저 다리 근육 좀 보십쇼" 라는 식의 해설이 곁들여 진다. 하지만 보기 좋게 삼진을 먹고 물러나면 "이승엽 선수 손가락 부상 때문에 힘들어요" 라는 탄식이 흘러 나오기 마련.
그러나 만약 해설위원에게 게임 중이 아닌 게임 시작하기 전에 오늘 이승엽이 홈런을 칠 것 같은지 물어 보면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게임 끝나 봐야 알죠."
'전문가' 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검색해 보면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
따라서 증권관련 전문가라면 주식투자에 있어서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허나 전문가는 분명 지식과 경험은 있지만 그 일을 '잘 하는 사람' 의 의미는 아니다. 즉, 경험과 지식은 있지만 이것들은 무언가를 잘하기 위한 필요조건일 뿐이지 역의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올해 초 각 증권사 리서치본부장들이 발표한 2007년 주가지수 예상치중 최대치는 코스피 1750p였다. 하지만 2007년 12월 현재 지금 이 수치는 거의 바닥권으로 보고 있는 수치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반대로 서브프라임 직전인 8월 초에 발표한 대부분의 증권사 리포트들을 보면 올해 안 코스피 2300은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물론 아직 2007년은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2007년 남은 거래일 열흘 남짓 남겨 놓은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이 수치는 힘들어 보인다.
물론 야구 게임과 주가 예측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그리고 증권사 리포트의 몇몇 오류들을 가지고 성급하게 일반화하여 그들의 노하우를 폄하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단지 이 글을 통해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전문가 의견은 참고만 하고 꼭 '자기 판단 하' 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전문 투자가가 아니라면 감히 예측 하지 마라. 대응만 해라.
자신에게 맞는 배우자가 있듯이 자신에게 맞는 주식은 따로 있다. 스스로 공부하고 전문가 의견을 참고해서 좋아하는 우량주 군을 고른 후 힘 받아서 올라가는 것을 확인한 후 투자해도 늦지 않는다. 매도도 마찬가지다. 본인의 손절매 라인이 7%였다면 고점 대비 7% 이상 빠지면 기계처럼 팔아 넘기는 것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정작 이를 지키는 개인투자자는 별로 없다. 주식에 상처 입고 악플러로 변신하는 순간이다.
사실 본업이 있는 사람은 직접투자는 자제하거나 하더라도 금융자산의 10% 이내에서 하는 것이 좋다. 평상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따라서 결론은 하나.
직접투자를 하려면 정말 열심히 공부하라. 그리고 과감히 실천하고 대응하라. 그러기 싫다면? 전문가에게 맡기고 본업에 충실하라.